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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명언 사랑 연민 좋은글 모음/사랑 연민의 글

단풍의 향연, 10월의 마지막 밤과 만추 시!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풍기는 뉘앙스는 

언제 어느 때라도 아쉬움과 슬픔입니다. 

손을 대면 진노랑과 붉은 색의 물감이 밸것 같은

단풍의 향연이 어우러지는 '시월의 마지막 밤'! 

매 달마다 마지막 날이  있기 마련이지만, 

유난히 10월의 마지막이 주는 의미는 

지난여름 열정적인 삶에 대한 추억과 

만추로 가는 서정적인 길목이라는  

계절의 전환 탓이기도 할 것입니다. 

더구나 이 시점에서 남모를 아픔과 

감당키 어려운 삶의 여정이 겹친다면 

이 밤이 주는 무게는 더욱 배가되지 않을까... 

그러나 이든 저든 한 번쯤  

인생의 홍역을 치러본 사람은 압니다. 

"조바심치지 마라.  

죽고 사는 건 하늘의 뜻이다. 

그리고 모든 건 다 지나간다"라는 것을...



정신없이 보낸 여름을 지나 가을의 정점이자  
10월의 마지막 날의 밤입니다.   
벌써 첫 추위가 찾아오는 엊그제 일요일 산행은  
산하가 온통 불타는 듯한 단풍이 들었습니다.  
해마다 찾아오는 10월!  
그리고 마지막 날이 주는 메시지는 
쓸쓸함과 외로움을 더해 숨은 감성을 일으켜 세웁니다.  
이날이 되면 항상 생각나는 노래, 
 '잊혀 진 계절'입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은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 




10월 
                             -오세영- 
무언가 잃어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落果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 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 


만추의 가을이 주는 이미지를 

한 줄의 글로 표현하라면 아마도 다음과 같은

글이 아닐까 싶습니다.

"갈대는  
바람의 힘을 빌려 
소리 내어
 운다" 

만추 晩秋!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10월 하순이후 

11월말까지 늦가을을 만추라고 합니다.

마치 물감을 흩뿌려 놓은 듯 고운 빛깔로 

물들어 있는 단풍과 떨어져 뒹구는 낙엽에서 

만추의 적막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끼는 

계절이 바로 만추의 11월입니다.




스산한 바람에 밀려 아스팔트 위를 뒹구는 
부스스한 낙엽 소리는,

마치 바닥을 훑고 스치는 쇠소리 같습니다.

잊혀진 계절을 듣거나, 

아스팔트 위를 구르는  
스산한 낙엽소리를 듣거나, 
바람의 힘을 빌어 소리내어 우는 
갈대소리는 모두가 깊어가는 가을의 소리입니다.
만추의 늦가을에는 누구나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이 떠 오를 수도 있고, 
미처 다하지 못한 올해의 숙제들이 
다급함을 얹어 바쁜 마음을  
재촉하는 때 이기도 합니다.




만추(晩秋) 

                    - 안 혜 초

 보아라, 가을이 이토록

 눈부시게 아름다운 줄은

 가을이 이토록

 가슴 미어지게 향그러운 줄은


 놀라움 다시 한번

 하늘만하여

 새로움 다시 한 번

 하늘만하여


 그리운 것들은

 모두 모두

 여게 모여

 손짓하고 있구나


 그리운 얼굴들

 그리운 이름들

 그리운 시간들은


 한여름의 속살 데워내는

 사나운 불볕

 한 겨울의 뿌리마저 얼리우는

 매서운 눈바람


 저마다 절절이 아픈 사연일랑

 마알갛게 마알갛게

 다스리고서


 눈과 눈을 씻게하며

 가슴과 가슴을 얼게하며


 오, 이제 더는

 숨길 수 없는 그리움으로


 이제 더는

 숨길 수 없는 그리움으로


 이제 더는 

 참을 수 없는 그리움으로


 그리운 것들은

 모두 모두

 여게 모여

 외쳐대고 있구나


(위 단풍의 향연은 충북 제천의 배론성지의 모습입니다. 2017.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