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이란 단어를 빌어 참 길게도 이어진
회한과 참회,
그리고 그리움이 절절한 글이 있습니다.
'회자정리'를 들어 참회의 언어로 점점이 찍어 낸
서러움이 묻어나는 장문의 편지!
차라리 그 마음을 넘겨 짚다 보면
알알이 맺힌 그리움입니다.
누군들 젊은 날 가슴에이는 사랑이 없었을까?
누군들 이루지 못한 '매디슨 카운티 다리' 같은
이도 저도 움직이지 못한 애달픈 사랑이 없었을까?
인생이란 되돌아갈 수 없는 여행이기에
어떤 간절함을 담아도,
다시는 그 연민의 정을 재생시킬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회자정리만을 기대하는 '기원'으로
한 글자 획 하나를 찍는 심정으로 옮겨봅니다.
'기원'과 '회자정리'를 담은 참회의 글!
차마 그립단 말
차마 감사하단 말
할 수 없어
감히
그 마음 짐작하여
깊이를 잴 수 없어
이렇게
멍한 듯 앉아 있습니다.
한때는
복숭아 빛 곱던 고운 볼
진하디 진한 것
얼룩으로 여울 되고
맑은 눈
들어 바라볼 수 없는 가슴
방죽 하나
자리했습니다.
바보처럼
백치처럼 살지 못한 죄
지나온 세월
가슴에
꼭꼭 묻어 두고 하루를 삽니다.
침묵으로
침묵으로
또 하루를 삽니다.
바쁜대로
바쁜체로
이리저리 부대끼며
숨겨온 날 들
웃음 지어 보이지만
가슴엔
두 배로 남겨지는 통한.
눈가에 이슬 맺히고
가슴은 젖어 들었습니다.
끝내 적지 못한
보고 싶단 한마디를
온몸으로 들었습니다.
회자정리를 알게 해주었고
하루에 한 번쯤은
파아란 하늘과
밤 하늘 별을 보며
하루를 정리하라 이른
작은 책자 하나로
깊이 있는 인생을
소망하게 해준 사람
어느 한순간
맺어질 수 없는 인연에
아픈 가슴 쓸어안고
머언 먼
만남 하나 기약해 놓은 사람.
남다른 필치와
필흔이
여전하게 좋은 사람.
늘
제 자리에서
조금도 변한 것 없이
곁에
있어 준 것 같은 사람.
소원의
무심함을 용서하소서.
기원의
무심함을 용서하소서.
달그림자 등지고
언덕 위에
나란히 했던 청순했던 아이는
시처럼 노래처럼
순수하게 살고팠던 꼬맹이는,
청정한 마음의 뜰
예쁘게 꾸미고 싶었던 여인은.
세상에 젖어 들었고
이기와 욕심에
눈도 마음도 멀었습니다.
용서와 이해를 버리고
오만과 불신과 타협했습니다.
옳고 그름의 판단이 흐려지면서
책임감을 외면했습니다.
모든 걸
내 탓이 아닌
네 탓으로 돌리면서.
지울 수 없는 점 하나
인생길에
커다랗게 찍어 놓고
부끄러워
부끄러워
참회하는 심사.
한마디 질책도 없으신
꼬맹이의
어리석은 소이
아픈 눈물 감추며
기원해 주신 마음
상처투성이
황량한 알몸에
보슬비처럼
사락 눈처럼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됩니다.
창문 열어
하늘을 봅니다.
긴 한숨에
서러움 묻고
새로운 날들을 위하여
남겨진 시간
소중하게
가꿀 것입니다.
................................
꼬맹에게 '기원'으로 마음 주심을 감사드리며
이 글을 드립니다. 1995.6.10
'예향'등단 작가의 글...
................................................................
오래전에 '메디슨카운티의 다리'를 읽으면서
중년의 넘녀 주인공들의 사연이
실제 있었던 실화였다는 걸 알고
참 가슴이 메이고 뭉클했었습니다.
양심과 도덕을 떠나 순수한 자연인의 입장에서,
아주 객관적이라면 이기적일지 모르겠으나
주인공들을 조금도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습니다.
"지울 수 없는 점 하나
인생길에 커다랗게 찍어 놓고
부끄러워
부끄러워
참회하는 심사. "
......
그 참회의 심사를 어렴풋이나마 능히 짐작이 가기에
읽는 이의 심사 또한 멍이든 색깔일 것입니다.
[ 삶이란,
되돌아 올 수 없는 여행
하는 일에
사랑을 담는 게
최선 ]임을 알기에
아마도 멍이든 가슴을 부여 안고
그러 그러 하게 살고 있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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