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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림한선과 금약한선, 소나무에 앉거나 추위가 무서워 울지 않는 매미

 

송림한선(松林寒蟬)과 

금약한선(噤若寒蟬) 


噤 : 입 다물 금 
若 : 같을 약 
寒 : 찰 한 
蟬 : 매미 선
松 : 소나무 송
林 : 수풀 림

엉뚱하게 소나무에 앉은 매미 또는
찬바람 맞은 매미처럼 아무 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
→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

 

 

송림한선(松林寒蟬)


정선의 송림한선. 
겸재의 '송림한선'은 구성이 매우 단순하다. 
왼쪽 위에서 대각선으로 가로지른 소나무 가지 중간에 
한 마리 매미가 앉아 있을 뿐이다. 
매미는 하늘을 향해 앉아 있으며 
나뭇가지는 땅 쪽으로 늘어져 있다.
매미는 소나무에는 좀체로 앉지 않는데도 
겸재가 소나무에 앉은 매미를 그린 것은 
옳은 소리를 못하고 군자인양 자리나 꿰차고 있는 
관료를 풍자한 것으로 해석된다.

매미가 소나무에 앉아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매미는 주로 벚나무, 단풍나무, 참나무, 버드나무 등에 앉아 
수액을 빨아 먹거나 짝을 찾느라 울어댄다.
끈적끈적한 송진이 흐르는 소나무와 
향이 짙은 향나무, 역겨운 냄새가 나는 은행나무 등에는 
좀처럼 앉지 않는다. 
이런 나무에는 알조차 낳지 않아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탈각한 허물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정선의 그림에는 소나무에 매미가 있다.
쓸모없는 인물이 자리에 있다는 비유다.

 

 

 

금약한선(噤若寒蟬)

 

다가올 추위가 무서워 울지 않는 매미처럼 
시류가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느껴 
잘못된 것에 직언을 하지 못하거나 
올바른 길을 제시하지 못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말이다.

금약한선(噤若寒蟬)이 주는 의미는
침묵(沈默)만이 능사가 아니고,
필요한 말을 할 때는 때와 장소에 맞게 적절하게 하면 
이는 매우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속언에 “고기는 씹어야 맛이고 말은 해야 맛이라”라고 하였다. 
사람이 이치에 맞지 않게 중언부언,
즉 한 말 또 하고 계속 말을 하면 
이는 침묵하고 있는 것만 못하다.

그러나 진정 의롭게 사는 사람이라면

때와 장소에 맞게 할 말은 해야 한다.

나이가 들 수록 비굴해져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책임 있는 위치나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소나무에 앉은 매미처럼,
추위가 무서워 울지 못하는 매미처럼
비굴하게 자기 보신에만 그치지 말고
할 말을 해야 한다는 지적을 주는 경구이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출사표를 던진 인물들이
한 번쯤 깊이 새겨 봐야 할 사자성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