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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명언 사랑 연민 좋은글 모음/좋은 글 모음

가을 시와 어울리는 야경과 가을 단풍 풍경 사진!


가을 시와 어울리는 야경과 

깊어가는 계절의 서정시 

가을 단풍 풍경 사진!

지난여름 내내 열정적으로 살았든 조금은 아쉬움이 남든 
하늘의 색깔이 열리고 물소리가 맑아지는 가을에는, 
보고 들리고 스치는 모든 것이 밝고 가볍게 보입니다. 
때로 희열이 되고 더러는 눈물이 되고, 
일부는 회한으로 남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인생의 사이클을 사계절에 비유한다면, 
가을은 인생 후반 전쯤에 해당되어 생각이 깊고 
제법 해탈이니 겸손이니를 논할 그런 계절입니다. 
여름 내 그리던 서늘함이 여명을 걷우는 시간, 
또는 뜨거운 햇살을 피해 저녁노을이 반가운 저녁시간! 
아침 시간이든 저녁 시간이든 투명한 정신으로  
감사함으로 새겨보는 가을 단상! 
단청 빛 하늘 아래 가을의 정취는  
황금빛 들녘의 진 노란색은 가히 예술의 경지이고, 
야경 속에 빛나는 단풍은 조명의 마술과 더불어 
황홀할 지경입니다. 

유난히 보고 싶고 사무치게 그리운 이가 
지금쯤은 같은 하늘 아래 있으려니... 
가여운 마음을 추슬러 '가을에 관한 시'를 모았습니다. 


가을 들녘에 서서 
                             / 홍해리 
눈멀면 
아름답지 않은 것 없고 

귀먹으면 
황홀치 않은 소리 있으랴 

마음 버리면 
모든 것이 가득하니 

다 주어버리고 
텅 빈 들녘에 서면 

눈물겨운 마음자리도 
스스로 빛이 나네. 


혼자  
                           / 이정하  
부는 바람이야  
스쳐 지나가면 그뿐  
남아 흔들리던 나는  
혼자 울었다  

산다는 건 그렇게  
저 혼자 겪어내야 하는 일이다  
모든 걸 저만치 보내놓고  
혼자 가슴을 쓸어내리는  
혼자 울음을 삼키며  
혼자 하는 그 모든 것에  
조금씩 익숙해지는 일이다  

흔들리되 주저앉지는 마라  
손 내밀어 줄 사람 아무도 없으니  
혼자 일어서려면  
참 힘겹고도 눈물겨우니 



가을 사랑                               
                                 / 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 부는 저녁 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한 사람 
                                 / 이정하  

살아가면서 많은 것이 묻히고 잊힌다 하더라도  
그대 이름만은 내 가슴에 남아 있기를 바라는 것은  

언젠가 내가 바람 편이라도  
그대가 만나보고 싶은 까닭입니다.  

살아가면서 덮어두고 지워야 할 일이 많겠지만  
그대와의 사랑. 그 추억만은 고스란히 남겨두는 것은  

그것이 바로 내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는 까닭입니다.  

두고두고 떠올리며 소식 알고픈  
단 하나의 사람  
내 삶에 흔들리는 잎사귀 하나 남겨준 사람  
슬픔에서 벗어나야 슬픔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듯  

그대에게서 벗어나 나 이제  
그대 사람이었다는 것을 아네  

처음부터 많이도 달랐지만 많이도 같았던  
차마 잊지 못할 내 소중한 인연이여  

그대의 숨결을 가까이 느끼면서  
매일 아침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대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득 담은  
아침식사를 준비하렵니다  

앞뜰에는 그대 닮은 예쁜 꽃들을 키우고  
연못에는 그대 닮은 금붕어를 키우고 싶습니다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는 평화로운 자연 속에서  
선하고 너그러운 그대의 마음을 닮아가렵니다  

그대 향한 내 사랑을 노래하는  
작은 새가 살고 있는 나무 아래에서  
그대에게 아름다운 시를 읊어주고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서 그대와 나란히 앉아  
서로의 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까만 밤하늘 아래 두 손 모아  
우리의 내일을 위해 기도하고  
창밖으로 보이는 별빛에 흠뻑 취해  
그대의 품 안에서 고요히 잠들고 싶습니다  

기쁜 날에도 슬픈 날에도  
화창한 날에도 흐린 날에도  
나는 그대의 손을 꼭 잡고서  
늘 그대 곁에 함께 있고 싶습니다  


가을        
                               /김용택 
가을입니다 
해 질 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지는 풀숲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쓴다  
                                  / 이해인  
먼 하늘  
노을 지는 그 위에다가  
그간 안녕이라는 말보다  
보고 싶다는 말을 먼저 하자...  

그대와 같은 하늘 아래 숨 쉬고  
아련한 노을 함께 보기에 고맙다  

바람보다, 구름보다  
더 빨리 가는 내 마음,  
늘 그대 곁에 있다.  

그래도 보고 싶다는 말보다  
언제나 남아 있다는 말로 맺는다.  

몸과 마음이  
무게를 덜어내고 싶을 때마다  
오래도록 너를 그리워한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가벼워야 자유롭고  
힘이 있음을 알고 있는 새야  

먼 데서도 가끔은  
나를 눈여겨보는 새야  
나에게 너의 비밀을  
한 가지만 알려주겠니?  

모든 이를 뜨겁게 사랑하면서도  
끈끈하게 매이지 않는 서늘한 슬기를  
멀고 낯선 곳이라도  
겁내지 않고 떠날 수 있는  
담백한 용기를 가르쳐주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