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하의 후배 한테서 카톡 문자가 하나 왔다.
"담주부터 추워 진다는 데
나는 오후 일정이 있어서
오전에 다녀오려고 합니다."
워딩의 내면에는 자기는 그리 할테니
가려면 함께 가든가 아니면 그리 알라는 뜻이다.
저게 무슨 문제인가 싶지만
'나는'이라는 부분에서 심사가 꼬인다.
몇 번을 곱씹어도 '저는'이 아님이 개운치 않다.
종내에는 괘씸을 넘어 예의와 인격의 성장이 멈춰버린
그의 영혼에 그어 버린 생채기가 안쓰럽기까지 하다.
자로 잰 듯 풍겨 오는 인생 후반전의 영락없는 '비고편'이다.
크든 작든 자수성가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편견이다.
자신의 생각과 판단을 최상의 정도正道로 아는 우매함이다.
이들의 성향을 보면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니다.
자신의 역량과 노력으로 인한 것이니
모든 걸 자기를 위해서만 존재하고
소비해야 한다는 어리석음이 짙게 배어 있다.
가족에는 더 없이 충실하지만 타인과는 배타적이다.
한 개인을 놓고는 흠이 없지만
사회 구성원으로서는 영 ~꽝이다.
그들에게 향한 충고 한 마디가 떠오른다.
자신만이 볼 수 없는 자신들의 영혼에 그어진
이웃들의 부정적인 생채기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몰라도 한 세상 사는 데는
전혀 어렵지 않으니 그들은 개의치 않을 것이다.
문제는 그의 '인격'은 없음이다.
예의禮儀와 인격人格
예의 (禮儀)는
말투나 몸가짐이 바른 행동을 말한다.
인격 (人格)은
사람으로서의 타고난 성품으로 품격을 말한다.
이 둘은 인간이 한 세상 살아 가는데 있어서
없어도 산다.
그러나 있으면
그 사람의 영혼까지 빛이 난다.
예의와 인격이 없으면
자신의 영혼에는
자기만 볼 수 없는
생채기 투성이 임을 알아야 한다.
2022.11월 마지막 주말에
by... 야글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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